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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난과 함께한 7년을 돌이켜 보며,,,

비로봉 2014. 3. 13. 13:30

 

춘난과 함께한 7년을 돌이켜 보며,,,

 

2007년 4월경, 우연히 산채한 춘난의 뿌리에 붙어 있는 생강근이 신기하여 삼락(三樂)사이트를 통하여 춘난에 입문, ‘문의’, ‘강좌’, ‘사랑방’ 등을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리며 산지를 헤매었지만, 지금은 100분을 관리하기도 빠듯한 옥상 좁은 난실에 50여분의 민추리들만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도 읊는다” 하였건만 난 이제까지 ‘공부’라는 미명하에 죄없는 난초들을 무던히도 많이 저세상으로 보내고 말았다. 하지만 산채해온 1~2쪽 짜리의 난초들 중 운이 좋아 살아남은 난초들은 촉수가 많이 늘어 대부분 꽃을 보았고, 핑계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봐서는 공부도 많이 되었던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동안 제일 많이 가슴에 와 닫도록 느낀 것은 지나친 관심(집착)은 난초의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적당히 난대 하단 구석진 곳에서 효자가 나오는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제 입문 8년차를 맞이하며, 직접 산채하고 분양 받은 주금화, 두화, 고정성이 의심가는 부변설화, 삐리리한 중투, 꽃을 보지 못한 서 개체 몇 화분만 남겨두고, 대부분의 민추리들을 가까운 청도의 산지로 돌려보내고, 소수 정예부대를 결성하여 내실을 다지며 증식과 분양 쪽으로 더욱 매진을 하여 난초재배를 즐기고 또한 그것을 감상하며 보람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마지막으로 난초에 대해서는 '천둥벌거숭이'였던 본인에게 이만큼의 식견을 불어넣어 주신 삼락(三樂)의 주인장이신 서동현선생님을 비롯하여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14. 3. 13.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