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17년 7월 23일 (일요일)
- 산행지 : 각화산(1177), 왕두산(1045), 경북 봉화군 춘양면
- 산행경로 : 각화사 아래 주차장 ~ 헬기장 ~ 왕두산 ~ (1시간30분 알바) ~ 왕두산 ~ 각화산, 사고지 갈림길 ~ 태백산 사고지 ~ 헬기장 ~ 각화산 ~ 각화사 ~ 주차장 (먹고 쉬고 알바 7시간)
- GPX 다운 : (GPS 에러)
- 함께 : 아내, 지호
- 산행개요 : 한국어의 관용적 표현 중 하나로 ‘억지춘양’ 또는 ‘억지춘향’이라는 말이 있다. 일을 순리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겨우 이루어내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억지춘양’에 대한 유래로는 춘양을 대표하는 유명한 금강송인 춘양목을 사칭하여 외지의 상인들이 춘양에서 나지 않은 소나무를 춘양목이라 속여 판 것이라는 설과, 일제강점기 때 영암선(현 영동선) 철로를 춘양을 거치지 않으면 직선으로 개설될 것을 당시 비중 있던 정치인의 억지 요구로 춘양을 통과하도록 하여 S자 형태로 개설되었다는 설이 있다.
같은 의미인 ‘억지춘향’은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듯이 변사또가 억지로 춘향에게 수청을 요구했던 것이 그 어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영주를 지나 봉화의 춘양면으로 들어설 때 어느 도로 옆 간판에서 ‘억지춘양’이라는 단어를 보고 새롭게 검색해 보았다.
춘양면의 각화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춘양목과 태백산 사고지다.
금강송으로 분류되는 춘양목은 ‘소나무 중의 소나무’, ‘백목의 왕’(百木之王)이라 불린다. 주 산지가 태백산 자락의 봉화군 춘양면과 울진군 서면 일대라 춘양의 지명을 따 춘양목이라 부르고 대궐을 지을 때 없어서는 안되는 재목이었다.
태백산 사고지는 한양의 춘추관, 강화도, 묘향산, 오대산의 사고와 더불어 조선 후기 5대 사고 중 하나다. 조선 초기부터 여러 지방에 분산 보관해 오던 ‘왕조실록’ ‘왕실족보’ 등의 사고본이 임진왜란으로 거의 소실되자 다시 펴낸 사고본을 좀 더 안전한 곳에 재 분산 보관한 곳으로 1606년에 지어져 일제강점기인 1913년까지 300여 년간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다.
안동을 지나면서 내리기 시작한 비는 각화사 바로 아래 주차장(해발 고도 600m)에 도착하니 제법 양도 많아지고 짙은 운무가 산 전체를 덮고 있다.
안동휴게소의 호두과자
각화사 못미쳐 좌측 주차장에 주차 후 산행채비를 하며
각화사 방향
각화사 방향으로 진행하며 시원한 계곡을 담는다.
각화사 약수암으로 난 도로인 듯
각화사 직전 우측으로 난 왕두산 초입의 등로로 진입한다. 초반부터 경사도가 만만찮다.
등로에서 본 각화사 남암
짙은 비구름으로 시계가 상당히 불량하다.
왕두산 못미쳐 갈림길에서 우측 사면길로 진행하여 헬기장으로 올라선다.
헬기장에서 좌로 크게 방향전환을 하여 왕두산으로 오른다.
왕두산 정상부
오래된 각목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선채로 간단히 간식을 축내고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 후 엄청난 알바를 하게 된다. 왕두산에서 방향을 좌로 꺽어 각화산으로 진행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왕두산 아래 헬기장에서 이미 좌로 방향전환을 하였다고 판단하고 멍청하게 정상에서는 나침반도 확인하지 않고, 왕두산 정상에서 한번더 좌틀하여 북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을 아무생각 없이 직진(동쪽)능선으로 진행을 하고 말았다.
(알바구간에서)
(알바구간에서)
(알바구간에서)
(알바구간에서)
(알바구간에서)
한참을 진행하다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하산하던 길을 되돌아 1시간 30여분 만에 다시 왕두산으로 돌아와 정상 등로를 찾아 진행한다.
각화산을 600여미터 앞두고 능선길을 버리고 좌측 아래에 위치한 태백산 사고지를 찾는다.
사고지에는 넓은 곳 전체를 최근에 웃자란 풀들을 베어 놓았다.
바위면에 새겨 놓은 많은 이름들...
사고지에서 각화산으로 다시 오르는 길도 잡목에 덮여 분명치가 않고 경사도 급해 헬기장까지 엄청 고생해서 오르게 된다.
각화산 정상도 묵은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도계를 넘어 북으로 13KM 진행하면 태백산 정상이다. 오던길을 되돌아 5분여 진행하다가 헬기장 전에서 진행방향 우측 각화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각화사 방향으로 능선으로 하산하다가 이곳에서 능선을 이탈하여 좌측으로 진행한다. 우측은 석현리 마을로 하산하는 등로
각화사 경내로 하산을 완료하고, 절에서 생활하시는 듯한 어르신 분께서 비에 홀딱 젖어버린 차림새를 보고 안타깝다는 듯이 이런 날씨에 산을 다녀오느냐며 타박을 하신다.
그렇게 온종일 끈질기게 내리는 비와 함께 방향 감각 마저 빼앗아 가 버리는 짙은 운무와 우거진 잡목들을 헤치며 7시간 여를 태백산의 한자락에서 헤매고 다녔다. 폰도 비에 젖어 등산 어플의 기능까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하산길 가파른 등로도 곳곳에 미끄럼틀이 낙엽 속에 묻혀 숨어 있다. 당초 산행시간을 3~4시간 정도 계획하고 일찍 귀가 하려 하였으나, 예기치 못한 여러 악조건 들이 겹치면서 힘들게 산행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추위와 배고픔을 겪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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